안녕하세요! 소심한 리뷰도사 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영화는 <바빌론> 입니다.
- 제목: 바빌론(Babylon, 2022)
- 주연: 브래드 피트, 마고 로비 외
- 감독: 데이미언 셔젤
- 상영 시간: 189분
- 개봉일: 2023년 2월 1일(국내개봉일)
- 장르: 드라마, 블랙 코미디
1. 영화 소개
2022년 개봉한 바빌론(Babylon) 은 라라랜드(2016) 와 퍼스트맨(2018) 을 연출한 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선보이는 할리우드 황금기의 이야기입니다. 1920~30년대 무성 영화에서 유성 영화로의 전환기를 배경으로, 영화계의 꿈과 욕망, 성공과 타락이 뒤섞인 세계를 거대한 스케일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브래드 피트, 마고 로비, 디에고 칼바가 주연을 맡아, 할리우드의 흥망성쇠 속에서 영화인들이 겪는 환희와 비극을 강렬하게 보여줍니다. 폭발적인 비주얼과 감각적인 음악, 그리고 퇴폐적이면서도 찬란했던 할리우드의 세계를 묘사하는 방식은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바빌론 은 영화 산업의 변화를 넘어, 영화가 가진 마법과 이를 이루기 위한 희생을 조명하는 작품입니다. 3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욕망과 환락, 몰락과 부활을 넘나드는 치열한 이야기가 펼쳐지며, 영화에 대한 열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쉽게 잊을 수 없는 작품이 될 것입니다.
2. 줄거리
1920년대 후반, 할리우드는 무성 영화에서 유성 영화로 넘어가는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캘리포니아의 광활한 사막 한가운데, 거대한 저택에서 펼쳐지는 초호화 파티가 영화의 시작을 알립니다. 영화계의 유명 인사들과 야심찬 신인들이 모인 이곳에서는 광란의 음악과 술, 마약이 뒤섞이며, 무성 영화 시대의 전성기를 찬양하는 듯한 향연이 펼쳐집니다.
이 화려한 세계를 동경하며 입문한 멕시코 출신 이민자 매니 토레스(디에고 칼바)는 영화 제작에 대한 열정을 품고 있으며, 스튜디오에서 일하는 작은 역할이라도 맡고 싶어 합니다. 그는 이 파티에서 우연히 전도유망한 신예 배우 넬리 라로이(마고 로비)를 만나게 됩니다. 넬리는 타고난 연기 감각과 대담한 태도로 곧 할리우드의 차세대 스타로 떠오르며, 그곳에서 매니와 인연을 쌓습니다.
한편, 이미 스타의 자리에 오른 유명 배우 잭 콘래드(브래드 피트)는 무성 영화 시대의 거장으로서 명성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는 술과 여자, 화려한 삶을 즐기지만, 영화 산업의 변화 속에서 자신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음을 감지하기 시작합니다.
넬리는 폭발적인 에너지와 천부적인 재능으로 순식간에 스타덤에 오르지만, 동시에 그녀의 자유분방한 태도와 방탕한 생활은 점점 문제가 되어갑니다. 그녀는 돈과 명성을 쫓으며 더 큰 성공을 바라지만, 점차 자신의 한계를 마주하게 됩니다.
매니는 넬리를 좋아하면서도 현실적인 성공을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그는 기회를 잡아 스튜디오에서 점점 더 중요한 위치로 올라가며, 영화 산업의 변화 속에서 적응하려 합니다. 그러나 유성 영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넬리와 같은 배우들에게는 더 높은 연기력을 요구하는 새로운 도전이 다가옵니다.
한편, 잭 콘래드는 자신이 지배했던 무성 영화 시대가 점차 저물어가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유성 영화로의 전환은 대중의 관심을 새로운 배우들에게로 돌리고, 과거의 영광을 누리던 그는 점점 잊혀져 갑니다. 그는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려 노력하지만, 결국 대중이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넬리는 점점 깊은 나락으로 빠지며 스캔들과 재정적 문제에 휘말립니다. 그녀의 반항적이고 자기 파괴적인 태도는 그녀를 더욱 외롭게 만들고, 결국 그녀는 할리우드에서 살아남지 못하게 되는데..
3. 평가
데이미언 셔젤의 영화 <바빌론>은 할리우드의 초기 무성 영화 시대부터 유성 영화로의 전환 과정에서 희망과 몰락을 경험하는 이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방대한 스케일, 대담한 연출, 그리고 타락과 영광을 동시에 품은 할리우드의 양면성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관객들에게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셔젤 감독의 작품답게 음악적 요소는 영화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입니다. <라라랜드>나 <위플래쉬>에서도 그의 음악적 감각이 돋보였지만, <바빌론>에서는 재즈 음악과 혼란스럽고 폭발적인 사운드가 할리우드의 혼란과 열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합니다. 특히 저스틴 허위츠의 영화 음악은 관객의 감정을 이끄는 데 탁월하며, 극적인 장면마다 리드미컬한 긴장감을 극대화합니다.
또한 영화는 시각적 감각과 연출 측면에서 대단히 인상적입니다. 첫 장면의 초대형 파티 시퀀스는 관객들을 광란의 중심으로 끌어들입니다. 거침없는 카메라 워킹과 현란한 편집, 그리고 배우들의 에너지 넘치는 퍼포먼스가 맞물려 무성 영화 시대의 방종과 쾌락적인 분위기를 생생하게 재현합니다. 이 장면은 단순히 화려한 시각적 쾌락을 넘어서 영화 산업의 과거가 가진 욕망과 탐욕의 축소판을 상징하는 동시에 그 화려함 이면에 숨겨진 허망함과 추락의 서막을 암시하는 효과도 담겨 있습니다.
특히 배우들의 연기는 극찬할 만합니다. 마고 로비는 자유분방하고 열정적이지만 동시에 자기 파괴적인 넬리 라로이를 완벽하게 표현하며, 캐릭터가 처한 감정적 소용돌이를 강렬하게 전달합니다. 넬리가 시대의 변화 속에서 무너지는 과정은 관객의 감정적 공감을 자극하고, 그녀의 몰락을 단순한 실패로 보지 않게 만듭니다. 브래드 피트 역시 한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잭 콘래드의 몰락과 외로움을 섬세하게 담아내며, 과거의 영광에 집착하지만 결국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하는 배우의 쓸쓸함을 잊을 수 없게 만듭니다.
그러나 <바빌론>은 그 방대한 이야기와 강렬한 연출이 때로는 지나치게 과잉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영화 초반부의 파티 장면은 그 자체로 압도적이지만, 긴 러닝타임 속에서 반복되는 방탕과 타락의 묘사는 관객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습니다. 일부 장면은 불필요할 정도로 과장되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를 명확히 전달하는 대신, 충격적인 이미지에 의존하는 인상을 남깁니다.
또한 서사 구조가 지나치게 방대하고 다루는 캐릭터가 많다 보니, 각각의 이야기가 깊이 있게 다루어지지 못한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 매니 토레스의 성공과 내적 갈등이 영화 후반부에서 급작스럽게 전개되며 감정적 설득력이 약해지고, 넬리의 파국적 결말 역시 충분히 공감될 수 있는 여운을 남기지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빌론>은 강렬한 비주얼과 감정적 여운을 통해 영화 산업의 양면성과 잔혹함을 강렬하게 각인시킵니다. 한때 영광을 누렸던 인물들이 시대의 변화 속에서 잊혀지는 과정은 잔인하면서도 현실적이며, 그들이 남긴 흔적은 영화라는 매체의 본질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듭니다. 과거의 무성 영화 시대가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있는 동시에, 그 화려함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희생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은 영화가 가진 진정한 메시지 중 하나입니다.
총평하자면, <바빌론>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닙니다. 거침없고 때로는 불쾌할 정도로 대담하지만, 그 안에 담긴 할리우드의 화려함과 냉혹함은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비록 과잉된 연출과 방대한 서사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영화에 대한 사랑과 영화 산업의 비극적 역사를 그린 셔젤의 열정은 분명히 느껴집니다.
시대의 변화 속에서 잊힌 꿈과 잔혹한 현실을 통해 영화가 가진 양면성을 경험하고자 한다면 <바빌론>은 충분히 의미 있는 작품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