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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시민은 약자가 아니며, 끝까지 싸울 때 진짜 강해진다 - 시민덕희(Citizen of a Kind, 2024)

by 소심한리뷰도사 2025.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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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민덕희> 포스터

 

안녕하세요! 소심한 리뷰도사 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영화는 <시민덕희> 입니다.

 

  • 제목: 시민덕희(Citizen of a Kind, 2024)
  • 주연: 라미란, 공명, 염혜란, 박병은 외
  • 감독: 박영주
  • 상영 시간: 114분
  • 개봉일: 2024년 1월 24일
  • 장르: 드라마, 범죄, 느와르, 코미디, 사회고발

1. 영화 소개

실제 있었던 보이스피싱 사건을 토대로 만든 영화다

 

평범한 한 사람이 거대한 사기 조직을 상대로 맞서는 이야기. 영화 〈시민덕희〉는 단순한 사이다 영화가 아닙니다.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시민의 용기'가 얼마나 큰 울림을 줄 수 있는지 체감하게 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전화를 통한 보이스피싱 사기, 그리고 그 뒤에 도사린 거대한 조직. 여기에 분노한 주인공 덕희(라미란 분)는 더 이상 피해자로 남지 않기로 결심하죠.

 

이 영화의 가장 큰 강점은 라미란 배우의 몰입도 높은 연기력입니다. 흔히 보는 복수극에서 벗어나, 진짜로 “내가 겪었다면 어땠을까”를 끊임없이 되묻게 만들어요. 더불어 “이런 일이 실제로도 벌어진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습니다.

 

〈시민덕희〉는 단순히 범죄의 실태를 고발하는 영화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 상황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정의가 무너졌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말하는 작품입니다.


2. 줄거리

진짜 강한 시민의 이야기

 

덕희(라미란)는 평범한 직장인이자 가족을 책임지는 가장입니다.

 

한참 취업 준비 중인 아들의 등록금을 마련하느라 바쁜 그녀는 어느 날 은행 직원이라는 남성에게 전화를 받습니다.

 

"계좌가 범죄에 연루되어 있으니 일단 돈을 옮겨야 한다"는 말에, 당황한 덕희는 안내에 따라 전 재산을 송금하고 맙니다.

 

그러나 곧바로 사기임을 깨닫고 경찰에 신고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이런 피해자가 너무 많아 수사도 쉽지 않다"는 말뿐.

 

보이스피싱 조직의 덫에 걸린 덕희는 허탈함과 분노를 동시에 느끼며, 무너진 일상 속에서 눈물만 흘립니다.

하지만 덕희는 거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경찰이 포기한 사건을 직접 추적하기로 결심한 것이죠.

 

사기 전화를 건 콜센터 위치를 추적하고, 사건의 배후를 찾아 중국으로 날아간 덕희는 한국인 사기 조직이 운영하는 불법 콜센터의 실체를 파악하게 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정보를 수집하며, 그녀 스스로 탐정이자 기자, 피해자이자 고발자가 되는 여정이 펼쳐집니다.

 

현지에서 만난 또 다른 피해자들과 연대하고, 뜻밖의 인물에게 도움을 받으며 덕희는 점점 진실에 가까워지는데..


3. 평가

작지만 단단한 용기 하나가 거대한 부조리를 무너뜨릴 수 있다.

영화 〈시민덕희〉는 단순한 ‘보이스피싱 복수극’을 넘어서는 강력한 사회 고발 영화입니다. 흔히 스릴러에서 볼 수 있는 극적인 연출보다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사실적인 감정선과 현실적 고통을 섬세하게 담아낸 점이 인상 깊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작품은 라미란의 연기로 완성된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평범한 시민이자 피해자로서의 무력감, 후반부로 갈수록 분노와 결심으로 달라지는 감정의 진폭을 설득력 있게 연기해냅니다.


특히 덕희가 경찰서를 나오며 분노를 삼키는 장면, 범인을 마주하고도 감정을 억누르는 순간들은 극장 안을 고요하게 만들 정도로 몰입감을 줍니다.

 

이 영화는 할리우드식의 화려한 복수극이 아닙니다. 오히려 피해자가 실제 겪는 수치심, 외로움, 공권력의 무관심을 차분하게 보여줍니다. 중국 현지 씬이나 콜센터 잠입 과정에서 다큐멘터리적인 연출 기법이 사용되어,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상황을 보는 듯한 무거운 리얼리티가 느껴집니다.

 

〈시민덕희〉는 단지 한 사람의 복수가 아닌, 모든 시민의 ‘존엄 회복’에 관한 영화입니다. 사기를 당했다는 이유만으로 조롱받고 방치되는 현실 속에서, ‘누군가는 싸워야 한다’는 메시지가 강하게 와닿습니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만큼 "내가 당할 수도 있었다"는 감정이 스며들며, 영화를 본 뒤에도 쉽게 잊히지 않습니다.

 

다만, 극 후반부로 갈수록 조력자 캐릭터들의 전개가 다소 급하게 처리된 부분이 아쉽습니다. 특히 덕희와 함께 행동한 다른 피해자들이나 현지 인물들이 좀 더 입체적으로 다뤄졌다면 감정선의 밀도가 더 높아졌을 것입니다.


총평하자면,

 

"작지만 단단한 용기 하나가 거대한 부조리를 무너뜨릴 수 있다."

 

〈시민덕희〉는 소리 없이 사라졌던 수많은 피해자들을 위한 영화입니다. 단순한 감정의 해소를 넘어, 우리 사회에 묻고 있는 질문이 많습니다.

 

“정의는 어디에 있는가?”,

“시민은 언제까지 참아야 하는가?”

 

이 영화는 그 질문에 덤덤히, 그러나 아주 강하게 대답합니다. 그리고 그 대답이야말로, 요즘 같은 시대에 가장 필요했던 말일지도 모릅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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